세번째 ‘화학물질로부터 안전한 사회를 위한 노동조합·시민사회단체 활동가 겨울학교’가 지난 1월 5일 녹색병원 강당에서 시작되었습니다. 겨울학교는 가습기살균제 참사를 통해 변화하고 있는 화학물질 관리 체계를 정리하고, 생활환경 유해물질 저감을 위한 활동방향을 모색해, 화학물질로부터 안전한 사회를 위한 비전을 준비하기 위한 자리 입니다.
그 첫번째 시간으로 김원 (노동환경건강연구소 화학물질센터) 팀장님이 ‘안전한 화학물질 시장 만들기’를 진행해 주었습니다. 그 내용을 함께 공유합니다.
매사추세스 유해물질 저감 프로젝트 책임자이자 매사추세스 로웰 대학의 교수인 켄 가이저(Ken Geiser)님의 저서 <<유해물질 없는 세상 chemicals without harm>>을 통해 안전한 화학물질 시장에 대해 이야기해보았습니다.
유해화학물질로 인해서 한해동안 120만명 사망, 화학물질 고유의 위험성에 기반해서 관리해야
2016년 유럽에서 조사할 결과, 전세계적으로 유통되는 화학물질 규모가 4,434조에 달합니다. 대한민국도 여기에 많은 기여를 하고 있으며, 그 규모는 매년 커지고 있습니다. 문제는, 화학물질 때문에 발생하는 질병으로 인해서 한해 동안 4,900만명이 사망한다는 점입니다. 대부분은 대기오염 등 때문이지만, 유해화학물질 때문에 사망하는 인구가 120만명에 달하는 것으로 조사되었습니다.
지금까지 화학물질을 관리한 방법은 위험성(risk)에 기반한 방법이었습니다. 화학물질 고유한 위험(hazard)과 노출 가능성(exposure)을 중심으로 위험성을 평가해 온 것입니다. 지금까지는 노출 가능성을 줄여서 위험성을 낮추는 데 중점을 맞추어 왔습니다. 하지만 이제 화학물질가진 고유한 위험(hazard)에 기반해서 독성을 낮추거나 위험하지 않은 다른 화학물질로 대체하는 것으로 전환해야 합니다.
화학물질로부터 안전한 사회, 화학물질 시장을 구성하는 주체들의 노력으로 가능
지금까지는 이 엄청난 화학물질 시장을 규제와 정책으로 관리를 해왔습니다. 앞으로는 유해화학물질을 관리하는 것에만 집중하지 말고 좀 더 안전한 대안을 개발하는 전략으로 선회해야 합니다. 이 과정에서 화학물질 시장의 각 주체들 (정부, 유통없자, 고객, 시민사회단체, 제품 제조사, 화학물질 생산자)이 주도적인 역할을 할 수 있습니다.
우선 소비자에게 정확한 가이드와 투명한 정보를 제공하는 것입니다. 해외에는 제품과 브랜드의 환경성, 노동성 지속가능성 등을 평가해 알기 쉽게 보여주는 굿가이드, 스킨딥 등의 플랫폼이 있습니다. 소비자가 제품을 구매할 때 가격을 확인하기 이전에 직접 덜 위험하고 더 좋은 제품을 확인할 수 있도록 하는 것입니다.
유통업계에서도 안전한 화학물질 제품을 만들기 위한 기준을 제시하고, 그에 맞는 제품을 만들 것을 요구한다면 화학시장을 변화시킬 수 있지 않을까요? 유기농 면화 사용, 재활용 정책, 지구를 위한 1%의 기금 등을 비롯 ‘우리 옷을 사지 마세요, 재활용하세요’로 유명한 아웃도어 브랜드 파타고니아와 월마트(walmart)가 대표적인 예입니다.
세금으로 구매하는 공공구매에서 안전한 제품을 사용하도록 기준을 정한다면, 각 제조업체에서도 안전한 제품을 만들기 위해서 노력하게 될 것입니다. 뉴욕주의 경우 사용해서는 안 되는 화학물질 리스트가 마련되어 있지만 녹색구매 가이드가 상당히 상세하다고 합니다.
제조업체에서도 할 수 있는 일이 있습니다. 나이키는 베트남 신발공장의 사고 및 화학물질 관련 우려를 계기로 하청업체에 적용되는 안전기준을 세우고 그에 맞추도록 요구했습니다. 성분 라벨링과 투명한 정보 공개, 유해성을 평가할 수 있는 툴과 프로그램 개발, 대체물질 개발 및 인증제도를 통해 안전한 시장을 만들 수 있다고 제안합니다.
오는 1월 12일 (목) 오후 3시~5시 녹색병원 지하 2층 강당에서 두번째 시간이 진행됩니다. 첫번째 시간과 마찬가지로 김원 (노동환경건강연구소 화학물질센터) 팀장님이 ‘환경호르몬 프로젝트’를 주제로 논의를 이어갈 예정입니다. 안전한 화학물질 시장을 만들기 위한 시민사회단체의 역할에 대해 알아봅니다. 많은 관심과 참여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