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환경연합이 운영하는 위클리어스 뉴스레터에서 가져온 소식입니다.
바젤협약 2021년 개정안을 한 큐에 잘 정리해놓았습니다. 그럼 아래서 개정된 바젤협약 뉴스를 알아보세요.
미국은 바젤협약 가입국이 아니란 사실(그래서 비준한 캐나다는 자기네 복합 폐플라스틱을 미국에 보내서 다시 미국을 통해 다른 나라로 수출하려고 협약을 맺으려 한다는 것), 그리고 OECD 국가들 내에서는 이 규제가 적용되지 않는다는 문제가 있습니다.
한국의 경우 환경부가 2020년 6월 국내 재활용 산업을 보호하기 위해 일부 플라스틱류 PET, PE, PP 등 4개 품목의 수입을 금지하여 바젤협약 개정과 관계없이 해당 품목의 수입은 여전히 금지됩니다.
하지만 한국은 바젤협약 개정안을 비준에 참여하지 않은 국가 중 하나입니다.
1995년 협약 당시 참여한 당사국 중 3/4 이상이 비준을 해야 개정안이 시행됩니다. 즉 이에 해당하는 97개국 이상이 바젤 금지 수정안을 비준해야 국제 법으로 효력을 갖는데요. 한국은 비준을 하지 않았죠. 그러다 2019년 9월 크로아티아가 97번째로 바젤 금지 수정안을 비준하여 드디어 개정안이 시행된 것입니다. (참말로… 부끄럽다…. 비준하라는 요청 공문을 보냈으나 환경부는 일도 반응하지 않음 ㅠㅜ ) 한마디로 97개의 다른 나라들이 개정안 비준을 한 덕분에 무임승차하여 폐플라스틱의 이동을 규제하는 제도가 시행됩니다. 우리는 책임을 다하지 않은 것, 그것은 짚고 넘어가야겠습니다.
> 3줄 요약 <
2021년 바젤협약 개정안 발효로 수입국의 허가없이 플라스틱 폐기물 수출 불가!
계속되는 선진국에서 개도국으로의 ‘플라스틱 폐기물 떠넘기기’와 개도국들의 반발
플라스틱 폐기물의 이동이 해양오염을 유발하기도 하는 만큼 플라스틱 사용을 줄이는 것만이 답!
허락 받지 않은 플라스틱 폐기물은 출입금지, 바젤협약 개정안 |
바젤협약(Basel Convention)은 유해 폐기물과 그 밖의 폐기물에 대한 국제적 이동의 통제와 규제를 목적으로 하는 국제협약으로, 1992년 발효되어 한국을 포함한 188개국이 협약에 가입 중입니다. 플라스틱 폐기물은 제14차 바젤협약 당사국 총회의 결과로 2019년에서야 바젤협약의 규제 대상에 포함되었습니다. 해당 개정안으로 모든 폐플라스틱은 통제 대상 폐기물로 분류되며, 이는 2021년 1월 1일부터 발효될 예정입니다. 다만 단일 재질(17종)로 구성되었거나 페트(PET)·폴리에틸렌(PE)·폴리프로필렌(PP)의 3종으로만 혼합된 폐플라스틱은 통제 대상에서 제외됩니다. 통제 대상 폐기물은 수입국의 사전 서면동의를 받은 경우에만 국가 간 이동이 가능합니다. 바젤협약 개정안 발효 이후 국내에서 통제 대상 폐플라스틱을 수출입 하기 위해서는 폐기물 수출입 허가가 필요합니다. 한편, 환경부는 지난 6월 국내 폐기물 재활용 촉진을 위해 PET, PE, PP 등 4개 품목의 수입을 금지하여 바젤협약 개정과 관계없이 해당 품목의 수입은 여전히 금지됩니다. |
플라스틱 폐기물 떠넘기기 |
– 선진국에서 개도국으로, ‘폐기물 떠넘기기’ 이번 바젤협약 개정안은 그동안 만연했던 ‘개발도상국으로 쓰레기 떠넘기기’를 제한하는 효과가 기대된다는 점에서 중요합니다. 전세계의 연간 쓰레기 배출량은 연간 20억t이 넘는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 미국 외교관계협회(CFR)의 5월 자료에 따르면 그중 국가 간 거래로 국경을 넘는 양은 약 2억t에 달한다고 합니다. 주로 선진국에서 보다 임금이 저렴하고 환경규제가 덜한 개도국으로 플라스틱 폐기물 등이 이동되었습니다. 그동안 중국과 주변 아시아 국가들이 재활용 쓰레기 처리를 맡아왔으나 ‘쓰레기 수입 대국’이었던 중국을 시작으로 많은 국가들이 쓰레기 수입을 중단하고 있습니다. 2018년 1월부터 중국은 환경오염을 이유로 플라스틱 폐기물의 수출을 금지하였고, 2021년부터는 고체 폐기물의 수입을 전면금지한다고 밝혔습니다. 그러자 풍선효과로 주변 동남아시아로 가는 쓰레기 양이 늘어 2018년 동남아국가연합(ASEAN) 소속 6개국의 쓰레기 수입량이 226만t으로 2016년의 1.6배 증가하였습니다. 그 결과 결국 다른 아시아 국가들도 쓰레기 수입을 거부하기 시작했습니다. 예로 태국은 2021년까지 플라스틱 쓰레기 수입을 중단하기로 하였으며, 베트남은 2025년부터 폐플라스틱 수입을 금지하겠다고 발표했습니다. |
– 미국과 캐나다의 플라스틱 폐기물 수출 미국과 캐나다는 대표적인 폐기물 수출국 중 하나입니다. CFR에 따르면, 2018년 미국이 수출한 플라스틱 폐기물은 약 4000만t으로 거래 규모는 200억 달러에 이르렀다고 합니다. 미국에서 플라스틱 폐기물 수출을 위한 움직임은 여전히 존재합니다. 지난 4월, 대형 석유업체들이 속한 미국화학위원회(American Chemistry Council)가 케냐와 무역협정을 논의 중인 미국 정부에 케냐가 플라스틱 관련 규제를 완화할 것을 요구하라는 압력을 행사한 것이 밝혀져 논란이 되기도 했습니다. 캐나다의 경우 폐기물 수출로 인해 필리핀과 외교마찰을 겪기도 하였습니다. 2013-14년 캐나다에서 필리핀으로 쓰레기를 채운 컨테이너 103개가 밀반입되었고, 필리핀 정부는 이에 대해 지속적으로 회수를 요구했으나 캐나다 정부는 책임을 거부했습니다. 결국 로드리고 두테르테 필리핀 대통령은 ‘전쟁’이라는 용어를 사용하면서 강경하게 대응하였고, 지난해 필리핀은 약 2700t의 쓰레기를 캐나다로 돌려보냈으며 캐나다는 이에 대한 운송비용을 지불하였습니다. 바젤협약 개정안의 발효를 약 3주 앞두고, 지난 10월 캐나다가 미국을 통해 지속적으로 타국에 플라스틱 폐기물을 버리기 위한 양자협정을 체결한 사실이 밝혀져 큰 논란이 됐습니다. 해당 미국-캐나다 협정은 공개되지 않았으나 두 국가 간의 플라스틱 폐기물 이동에 관한 협정으로 알려졌습니다. 미국은 바젤협약을 비준하지 않아 개정안의 영향을 받지 않기에, 캐나다의 플라스틱 폐기물이 미국에 반입된 후 개도국으로 재수출되어도 추적이 어려워 우려의 목소리가 높은 상황입니다. |
– 유럽의 플라스틱 폐기물 수출 유럽에서 발생한 플라스틱 폐기물 중 상당량은 개도국으로 수출되고 있습니다. 지난 6월 국제환경저널에 실린 아일랜드 골웨이대학교 연구팀의 조사 결과, 유럽의 플라스틱 쓰레기 중 약 46%가 외국으로 보내진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그러나 최근 유럽의 플라스틱 쓰레기를 수입하던 많은 개도국들이 반발하고 있습니다. 스리랑카는 한 달 전 규정을 어긴채 수입된 플라스틱 폐기물이 들었던 컨테이너 242개를 영국으로 반송하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올해 코로나19로 폐기물이 크게 늘고 유럽 내 폐기물 처리비용이 비싼 탓에 수출규제가 제대로 이루어질지 의문인 상황입니다. 국제오염물질제거네트워크(IPEN)는 동남아시아로 가던 쓰레기들이 터키로 방향만 바꾸고 있다고 지적하기도 했습니다. – 플라스틱 폐기물 이동은 해양쓰레기의 주범!플라스틱 폐기물의 이동 자체도 문제이나 운송과정에서 상당량이 바다로 유출되는 것도 큰 문제입니다. 골웨이대학교 연구팀에 따르면 2017년 이후 유럽에서 배를 통해 수송된 폴리에틸렌 쓰레기 중 약 3만2000-18만t이 바다로 유출된 것으로 추정된다고 합니다. 이는 바다에 플라스틱이 증가하는 주요인 중 하나가 폐기물의 이동임을 보여줍니다. 이외에도 연구진은 유럽에서 외국으로 수출되는 플라스틱이 ‘재활용’으로 분류되나 실제 재활용률은 31%에 불과하다는 문제도 지적했습니다. |
끝없는 플라스틱 전쟁 |
한국도 ‘플라스틱 폐기물 떠넘기기’에서 자유롭지 않습니다. 국내에서 발생한 재활용 불가 플라스틱 폐기물의 70%는 소각·매립되거나 수출됩니다. 2018년 한국의 폐플라스틱 수출량은 6만7441t으로 같은 해 필리핀으로 불법수출된 6500t의 폐기물이 적발되어 반송된 사건도 있습니다. 1인당 플라스틱 소비량 세계 3위를 기록한 한국은 올해 코로나19 사태를 겪으며 플라스틱 폐기물 배출량이 작년 동월대비 2월 23.4%, 3월 18.1% 증가했습니다. 떠넘긴다고, 우리 눈에서 사라진다고 플라스틱 쓰레기가 없어지는 것이 아닙니다. 더 이상 지구에 플라스틱을 버릴 공간은 없는 만큼, 플라스틱 사용 줄이기는 선택이 아닌 필수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