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사무실 출근은 해서 오늘은 알맹상점에 없다고 하면, 가끔 알맹상점 외에 다른 일을 하냐고들 묻는다. ‘솔까말’ 알맹상점은 ‘부캐’ 같은 일이었고, 환경단체(발암행동) 일이 ‘본캐’였으나 알맹상점이 본업보다 더 잘 알려진 현재에는 본캐와 부캐의 역전현상이 😮😮 그런 점에서 알맹상점은 내게는 참 벅차게 고맙고 너무 벅차서 버거운 일이 되기도 했다. ‘쓰레기 죄책감’ 없이 쇼핑하려고 사심 본색으로 시작했는데, 이건 뭐 이제 내 밥그릇을 넘어 남의 월급도 만들어 내야 하니… 이렇게 상점이 내 깜냥보다 잘 나가다(?) 보니 급기야 이런 질문을 받기에 이른 것이다.
“그런데 사무실 출근은 왜 하세요? 월급 때문에? 알맹상점으로는 좀 힘드실까요?”
그렇다, 도대체 나는 왜 출근을 하는 걸까. 맨날 시간 없다고 징징 대고 외부 요청이 들어오면 사무실 출근해서 안 됩니다, 하면서. 돈 벌려고? 아, 그렇지, 돈은 참 중요하다. 하지만 주 2일 일하는 작은 환경단체 월급은 정작 돈이 중요한 마음이라면 포기할 수 있는 액수다. (제가 10년차 팀장일 때도 서울시 생활임금 받는 인턴 월급이 더 높았다니까요). 특히 카카오 펠로우십이라는 장학금 덕에 내 인생에서 가장 돈이 많은 이 아마도 다시 오지 않을 호시절에 말이다. 즉 시간으로 따지자면 가성비가 낮은 사무실 출근을 나는 왜 하고 있냐는 말이지. 출근만 하면 공짜로 점심 저녁을 먹을 수 있는 녹색병원 밥이 좋아서?? (남이 차려준 밥 👍👍👍)
그런데 생각해보니 그 이유가 명쾌했다! 본캐나 부캐나, 이 일이나 저 일이나, 알맹상점이나 발암행동이나 내게는 다 같은 일이라는 것! (축복인가, 저주인가 🙄🙄) 플라스틱 껍데기를 없애는 활동이 알맹상점의 일이라면, 플라스틱 내용물, 특히 위험한 플라스틱 알맹이를 없애는 활동이 사무실 일이다.
알맹이랑 껍데기 모두 플라스틱 합성물의 자장에서 멀어지게 하는 일이라, 내게는 비슷비슷한 일이었던 것이다. 그러니까 알맹상점을 그만두지 않는 것처럼 발암행동도 당연지사 그만두지 않는 것이다. 왜 사무실에 나가세요, 라는 질문이 낯설게 다가온 이유는 바로 두 가지 일이 내게는 같은 일이기 때문이다. 그 질문 좀 새로웠어…. 덕분에 이렇게 생각생각 ㅋㅋ
요즘 발암행동에서 하고 있는 일은 ‘유해물질로부터 자유로운 학교 ‘유자학교’ 에코교실이다. 초등학교 칠판, 학급 게시판, 사물함, 캐비넛 등을 X선 형광분석기로 찍어 그 안에 유해물질이 들어있는지 조사하고 안전한 제품으로 교체하는 일이다.
이렇게 조사를 했더니 글씨, 초등학교에서 플라스틱 중 가장 유해하고 재활용이 안 된다는 PVC 재질이 와랄랄라 사용되고 있었던 것이다. 아 지금은 ESG가 유행하는 2023년이라고요. 😨😨😨 22~23년 전국 36개 초등학교의 게시판 조사결과 총 36개 제품 PVC 재질이 26개(72%)나 되었다. 학교에 나쁜 플라스틱의 대표 주자 PVC 플라스틱이 마구, 왕창 사용되고 있는 것이다.
PVC가 왜 나쁘냐고 하냐면 그 안에 환경호르몬인 프탈레이트가 들어있을 가능성이 높기 떄문이다. 역시나 이번 PVC 게시판에서 프탈레이를 분석한 결과 12개 시료에서 모두 검출되었고 이는 프탈레이트 기준치를 훨씬 넘은 수준이었다. 또한 PVC 는 재활용 과정에서 염소가가스가 나오는데 재활용 기계를 부식시켜 재활용 시설에서 극구 싫어하는 재질이기도 하다. 사용하면 몸에 나쁘고 폐기해도 유해하고 재활용도 안 된다는 사실… 너를 어쩌란 말이냐… 😞😞
PVC 게시판만 있냐 하면 시중에는 PVC 가 아닌 게시판도 이미 나와 있고, 이 게시판에서는 검출시험 결과 프탈레이트가 불검출되었다. 나쁜 남자 좋아하는 친구의 연애 이야기 들으면서 열폭하는 심정으로 외쳐보렵니다. 왜 나쁜 플라스틱 PVC 제품을 어린이들이 생활하는 학교 교실에 사용합니까아아아아….
결론적으로 알맹상점에서는 껍데기 플라스틱 없애는 일로 지름신을 영접하여 물욕을 채우고, 발암행동에서는 나쁜 플라스틱을 적발해서 바꾸는 일을 한다. 에헤라디야…
그리하여 기승전캠페인 소개로 마무리….
유자학교에서 현재 두 가지 캠페인을 진행하는데 하는데 롯데, 해태제과처럼 과자 트레이를 빼달라고 노브랜드에 요청하는 ‘유자학교 노브랜드 편지쓰기’ 캠페인, 그리고 하나는 학교 게시판 소재가 무엇인지 묻는 ‘학교 게시판’ 캠페인이다. yujaschool.com 의 유자활동 이야기에 두 캠페인에 참여하는 방법이 나와 있다.
많이 많이 참여해주시고, 관심 가져주세요.
유자학교 커뮤니티 맵핑 학교 게시판 캠페인 참여하는 방법 (학교 구성원의 경우)
https://docs.google.com/presentation/d/1C_do6hVg0STedYEgKOA4J2IEnJ8kBEO5eyWXpFOIpHI/edit?usp=shari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