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은정 교수님의 <햇빛도 때로는 독이다> 책이 출간되었습니다. 독성학자로서 가습기 살균제 성분이 들어간 소독제의 남용, 생활 속 화학물질, 김치의 비닐 포장재에서 떨어져 나온 미세 플라스틱 등 우리 생활과 밀접한 유해물질 이야기를 전합니다. 새겨 들을 이야기가 많습니다.
-생활방역 차원에서 쓰는 개인용 손소독제는 어떤가.
“손소독제도 마찬가지다. 쓰다 보면 손이 거칠거칠 일어나지 않나. 소독제가 바이러스만 죽이는 게 아니다. 바이러스, 세균의 막과 피부의 막은 구조가 같다. 살균 소독의 원리를 본다면 피부도 당연히 망가질 수밖에 없다. 피부 자체가 유해물질로부터 보호하는 막이다. 손소독제가 필요할 때 쓰더라도, 그게 아니라면 물로 씻어서 바이러스뿐만 아니라 손소독제 성분도 없애줘야 한다. 사용 후 눈을 만지지 말라는 권고 또한 지켜야 한다. 항암제가 정상 세포도 죽이기 때문에 괴롭다는 건 모두가 알지 않나. 살균 소독제도 마찬가지다. 왜 ‘병 없이 건강하게’ 사는 게 아니라 ‘병을 갖고 오래 사는’ 상황이 됐을까를 생각해보면 된다. (독성물질이) 10년, 20년 쌓이면 어느 순간에 위험 농도에 이를지 예측하기 어렵다. 자신의 생활패턴에 달린 것이니 조금씩만 더 조심하면 좋겠다.”
–일상생활 속에서 연구의 주제를 찾는 편인가.
“(2017년 작고한) 시아버지가 기름차 운전을 하셨다. 인천에서 서울까지 오가는 디젤차였다. 정말 많은 유해물질에 노출될 수밖에 없었다. 그래서 미세먼지 연구로 학위를 받았다. 어머니도 시장에서 일하셨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생활 속의 유해물질을 고민하게 됐다. 한번은 김치 봉지를 자르는데 가위 옆에 뭐가 막 묻어나오길래 봤더니 미세플라스틱이었다. 가위로 잘라서 생긴 건지, 김치 안의 산성 때문에 봉투가 삭은 건지를 알리고 싶었다. 호흡기를 통해 들어오는 실내 먼지의 대부분이 미세플라스틱에서 시작한다. 원래는 호흡기에 관심이 있었지만 그 김치 봉지를 보고 경구(입을 통한 물질의 이동) 연구를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생활이 결국 연구 분야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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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s://n.news.naver.com/article/032/000313516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