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년 ‘발암행동’ 겨울학교 6강은
<임상의가 본 여성생식건강 실태와 제안>에 대해
조현희 가톨릭대학교 산부인과학 교실 교수님께서 강의하셨습니다.
강의 자료는 아래 PDF 파일을 참고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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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이 환경호르몬에 더 취약할까요? 여성건강은 남성건강과 다를까요? 여성과 남성은 1) 바디 구성(여성이 남성에 비해 체지방 3% 많고 수분 함량은 낮아), 2) 다음 세대 재생산과 관련된 차이로 인해 다른 건강 양상을 보입니다.
신체가 다르기 때문에 성별은 약물 부작용에 영향을 줍니다. 또한 성별은 약물 대사에 영향을 줍니다. 간 해독 작용은남자가 여자보다 높습니다. 그러나 약용량이 다른데도 약은 남녀로 구분돼 있지 않습니다. 디폴트 값은 대개 성인 남성입니다.
환경호르몬 관련 연구도 마찬가지입니다. 고환 독성은 연구돼 있지만, 난소 독성 연구는 거의 찾아볼 수 없었습니다. 그러다 최근 7-8년 사이에 활발해지고 있습니다. 그럼, 호르몬 교란물질 관련 질환은 무엇일까요?
•자궁근종
•자궁내막증
•다낭성난소증후군
•생리불순, 배란장애
•자궁내막증식증
•비만
•갑상선기능장애, 갑상선암
•폐암
위의 질환들은 호르몬에 영향을 받는 질환입니다.
질환을 걸리게 하는 요인을 유전자의 발현으로 찾는 후성유전학을 들어보셨나요? 질병으로 이어지게 유전자에 불이 번쩍 들어오게 스위치를 켜는 거죠. 질병 유전자를 가지고 있어도 스위치가 켜지지 않으면 병에 걸리지 않습니다.
그런데 환경호르몬이 질환에 영향을 주기는 하지만, 실제 질환을 일으키는 주요 요인이었는지 밝히기는 참으로 어렵습니다. 담배 연기, 음식, 공기처럼 환경호르몬으로 작용하는 많은 요인이 있기 때문에 이 중 특정한 환경호르몬 영향만 확인하기가 어렵고 담배처럼 한 개피, 두 개피 양적으로 쉽게 확인할 수 없기 때문이죠. 또한 언제 환경호르몬이 언제 영향을 미쳐서 질환을 발병시키는지 그 시기도 알기 어렵습니다. 태어나서부터 마른 여성이 자궁내막증 비율 높은 것을 보면 세포분열 활발한 태아기 때 질병 유전자에 스위치가 들어왔을지도 모릅니다.
민감한 유전자가 없으면 질병에 잘 안 걸리는 반면, 질병 유전자에 스위치가 켜지면 관리에 각별히 신경 써야합니다.
‘바디버든’이라는 프로그램을 통해 26명의 생리통이 있는 여성들과 환경호르몬을 회피하는 실험을 했습니다. 그 결과 대부분의 여성들이 한두달 만에 혈중 납, 잔류성 유기화합물이 감소헸고, 생리통 통증도 낮아졌습니다. 생리통이 감소하지 않은 여성들의 경우 자궁에 질환이 있거나 체내 잔류성 유기화합물이나 프탈레이트 등이 수치가 떨어지지 않고 오히려 높아지는 결과를 보였습니다.
알도케토환원효소라는 것이 있습니다. 환경호르몬이 몸에 들어오면 이 효소가 증가하면서 에스트로겐 활성도 증가하고 여성호르몬 우세현상 나타납니다. 자궁내막증도 영향을 받습니다.

만약 생식기가 유해물질에 노출되면 어떨까요. 각질화가 안 된 입안 같은 점막 피부는 보호막이 없어 흡수율이 높은데, 대음순은 반정도 각질화되어 있고 소음순 포함 다른 질조직은 각질화되지 않은 조직입니다. 비각질화 피부의 흡수율 연구는 많이 없지만, 대음순은 약물 투과성이 일반 피부에 비해 6배, 고환은 49배 정도로 높습니다. (소음순 흡수율은 어쩔.. ㄷㄷㄷ) 약 흡수율을 높이기 위해 각질화되지 않는 조직(항문,질, 식도) 등에 투약하기도 하는데, 질내 투여한 난포호르몬의 흡수율은 경구 투여보다 10배 정도 혈중 농도가 높게 나타납니다.
또한 질내 흡수는 간 대사과정을 거치지 않아 경구 흡수보다 높습니다.
자궁은 혈류량이 많고 동맥과 정맥이 복잡하게 얽혀있어 질 조직에 유해물질이 노출될 경우, 자궁과 난소에 직접 유입됩니다. 자궁에는 혈류가 얽혀 있어 이 물질들이 온 몸을 돌기보다 자궁 쪽에 몰리기 쉽습니다. 이는 황체 호르몬에 노출될 경우 자궁 내막의 농도가 혈중 농도보다 더 높게 나오는 것을 통해 증명됩니다.
여성건강과 환경호르몬에 대해서는 연구가 많이 돼야 하는데, 이런 연구를 하는 자체로 이단아 취급을 받습니다. (산부인과에도 페미니즘과 환경건강이 필요하다!!) 하지만 분명 환경호르몬이 여성생식건강에 영향을 주고 있기 때문에 민감군을 위한 정책과 관리가 필요합니다.
질의 응답
Q. 안전한 월경용품의 기준은? 체내 들어가는 월경용품도 많이 나오는 중 A. 현재 우리의 과학지식으로는 판단하기가 어려움. 개인적으로는 빨아쓰는 면생리대가 가장 안전하다고 생각한다. 면으로 된 거즈형 다회용 탐폰도 안전하다고 본다.
Q. 언제 병원에 가야 하는가A. 일상생활에 영향을 주는가, 본인이 불편도 체크할 것. 식이조절과 운동으로 해결되는 경우도 많다. 다낭성 난소증후군의 치료는 교과서에 1. 운동, 2. 식이조절 3. 호르몬 치료(암 예방과 합병증을 예방하기 위해서)라고 나온다. 청소년 체육시간, 특히 소녀들을 위한 체육시간을 많이 늘려야 한다.
Q. 생리대 사태를 보면 생리양이 적어졌다는 응답이 많다. A. 여성 호르몬이 많다고 양이 많아지는 것은 아니다. 황체호르몬과의 비율이 중요하고, 호르몬 간의 균형이 깨졌을 때 이상 징후가 나타난다. 여성 호르몬이 많아지면 수용체가 줄어들면서 다양한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
이 밖에도 자궁경부암 백신, 자궁적출 부작용 등 불꽃 튀는 질문들이 이어졌습니다. 사회를 보신 김신범 샘께서열악한 노동조합에 가서 화학물질을 설명할 때의 분위기와 흡사 같다고 하셨습니다. 여성건강에 대한 믿을 만한 정보가 부족하고, 물어볼 곳도 없고, 환경호르몬 연구도 거의 시작 수준이고요. 열악한 여성건강 현실을 보여줍니다. 현재 여성의 환경성 질환에 대해서는 개별 의사의 감수성에 전적으로 기대는 실정입니다. 그리고 젠더 및 환경건강 감수성이 있는 산부인과 선생님은 많지 않습니다. 할 일이 태산 같네요. ㅠㅜ
발암행동은 겨울학교가 끝나면 ‘여성건강’과 유해물질에 대한 성명서를 발표할 예정입니다. 여성건강, 이제부터 시작입니다. 함께 해요!
작성| 발암행동, 금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