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초 분석 ‘업종별 암 지도’…폐암·백혈병 잘 걸리는 일터는?
산업재해 피해자 중에는 끔찍한 사고 뿐 아니라 일터의 유해환경으로 질병을 얻는 근로자도 많습니다.
하지만 인과관계 입증이 어려워서 산재로 인정받기가 힘든데요.
KBS가 국내 언론 최초로 건강보험 빅데이터를 이용해 업종별 암 발병률을 분석했습니다.
어떤 일터에서 암 발병률이 높은지, 우한울 기자가 보도합니다.
KBS는 연세대 의대와 함께 어떤 업종이 암에 취약한지 국내 최초로 분석해봤습니다. 우리나라 임금 근로자 1500만 명 전체를 대상으로 건강보험 빅데이터를 활용했습니다.
먼저 혈액암.
총 208개 업종 중에 34개가 근로자 평균보다 발병 위험이 높게 나타났습니다. 남성의 경우 ‘철광업’ 종사자가 56배로 가장 높았고, ‘제조업’과 ‘정비수리업’처럼 일상에서 화학물질을 다루는 업종이 다수 포함됐습니다.
[윤진하/연세대 의대 예방의학과 교수 : “세척제라든가 시너에 10년~20년 전에는 불순물로 벤젠이 들어 있었습니다. 정보가 공개되지 않은 세척제로 세척하는 분들에서는 벤젠 노출로 인한 백혈병이 많이 보고되고 있습니다.”]
여성의 경우 승무원 등 ‘항공여객운송업’ 종사자의 혈액암 위험이 41배 높았습니다.
염색제 등을 자주 쓰는 ‘미용업’ 종사자는 3배.
간호사 등 ‘병원’ 종사자도 평균보다 10배 높았습니다.
[윤진하/연세대 의대 예방의학과 교수 : “(병원에서) 포름알데하이드를 소독제와 방부제로 사용하고 있습니다. 포르말린은 백혈병, 구강암 이런 것들을 일으키는 물질로 알려져 있습니다.”]
폐암 발병률이 높은 업종은 16개로 집계됐습니다.
‘알코올 음료 제조업’과 ‘액세서리 제조업’ 종사자의 발병률이 ‘석탄광업’보다도 더 높았습니다.
혈액암과 폐암 모두 발병률이 높은 업종은 ‘소프트웨어 개발업’과 ‘전문공사업’ 등 9개인데, 의외로 ‘양식 어업’도 여기에 속했습니다.
‘직업성 암’ 분석이 처음 시도된 만큼, 추가 조사가 더 필요합니다.
KBS 뉴스 우한울입니다.
촬영기자:최재혁/영상편집:여동용
기사 보기 http://mn.kbs.co.kr/mobile/news/view.do?ncd=51075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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